• 수요일, 11월 25일
수요일, 11월 25일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에 관하여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에 관하여

사진=pixabay

최근 장례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장을 통한 장례절차를 진행한 반면 요즘은 화장을 하여 유골을 공원에 모시거나 수목 및 화초 등에 묻는 등의 자연장의 장례절차를 따르는 것을 보면 장례 문화도 많이 다양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사회 문화가 대가족에서 소가족으로 변화하거나 서양문화의 도입에 따른 것도 있지만 더 이상 매장 장례를 허용할 수 있는 토지가 부족한 요인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장례 문화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나라 전통 장례 문화는 매장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장례문화에 따라 ‘분묘기지권’이란 관습법이 존재하고 있는데 최근 헌법재판소가 위 분묘기지권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위 판례와 더불어 분묘기지권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분묘기지권’이란 타인 소유 토지에 승낙없이 분묘를 설치했더라도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분묘를 점유하면 점유자가 취득할 수 있는 지상권에 유사한 물권을 의미합니다. 과거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부모가 사망하였을 때 타인의 임야에 묘를 설치할 수 밖에 없었고, 이를 엄격한 소유권의 논리에 따라 분묘를 철거하라는 판결을 내릴 경우 큰 사회적 혼란이 발생될 우려가 있어 이를 감안하여 인정하게 된 권리입니다.

위 헌법재판소와 관련된 사건도 다음과 같습니다.

A는 1990년 부천시 한 임야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당시 위 임야에는 B 조상 분묘가 설치되어 있었고, 위 분묘는 조선 후기 부터 후손들에 의해 관리되다가 1957년에는 B의 아버지가 관리를 하기 시작하였고 이어 B가 관리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A는 2014년 분묘개장허가를 얻어 위 분묘를 굴이하고 화장해 유공을 공원묘원에 봉안하였으나, B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하였음에도 A가 임의로 분묘를 굴이한 것은 불법행위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에 A는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관습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습니다.

헌재는 먼저 관습법도 법률의 효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위헌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헌법 소원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헌재는 “"비록 오늘날 전통적인 장묘문화에 일부 변화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분묘기지권의 기초가 된 매장문화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며 "분묘를 모시는 자손들에게 분묘의 강제적 이장은 경제적 손실을 넘어 분묘를 매개로 형성된 정서적 애착관계 및 지역적 유대감의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전통문화에 배치되므로 관습법을 통해 분묘기지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경우에도 분묘의 수호·관리에 필요한 상당한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는 등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제한은 그 범위가 적절히 한정돼 있다"며 "단지 원칙적으로 지료지급의무가 없다거나 분묘기지권의 존속기간에 제한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관습법이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재산권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2017헌바20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분묘기지권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그 토지에 분묘를 설치하거나,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분묘를 설치하고 20년 동안 평온 공연하게 점유함으로써 시효로 인하여 취득하였거나, 자기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자가 그 분묘를 이장한다는 별도의 특약이 없이 토지 만을 타인에게 처분한 경우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분묘의 설치는 실제 분묘 내에 시신이 안장되어 있고 외부에서도 분묘임을 인식할 수 있어야 인정됩니다.

이렇게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면 그 권리자가 분묘의 수호와 봉사를 계속하는 한 분묘기지권이 존속됩니다. 

그런데 2001. 1. 13. 부터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1. 1. 13. 이후부터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는 분묘기지권의 취득과 그 존속기간에 대한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해당 토지에 설치한 분묘, 묘지설치자 또는 연고자의 승낙 없이 해당 묘지 에 설치한 분묘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미리 3월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그 뜻을 해당 분묘의 설치자 또는 연고자에게 통보하고, 해당 분묘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그 뜻을 공고한 후 분묘에 매장된 시체 또는 유골을 개장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분묘기지권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이러한 분묘기지권은 농지나 임야의 경락인이 가장 주의해야 할 권리일 것입니다. 따라서 경락인 등은 경락 받을 땅에 실제 분묘가 있는 지 여부와 크기 및 위치 등을 상세히 살펴 입찰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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